넉 달 연속 늘어난 미분양의 주범은 누구일까요?

‘미분양 무덤’을 파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범인’은 수도권.

특히 수도권 중에서도 최근 신규 공급이 쏟아진 지역

위주로 미분양이 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1679가구로, 전월보다 1%(616가구) 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입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신규 분양 열기가 꺾였기 때문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1만9166가구로

전달보다 6.4% 늘었습니다. 지방은 4만2513가구로 1.2%

감소했습니다. 서울은 소폭(13가구) 증가하고 경기 지역은

0.2%(27가구) 줄었지만, 인천 지역의 미분양은 전달보다

35%(1166가구)나 크게 증가했습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미분양 물량이 아직

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에 인허가가

나거나 착공에 들어간 물량이 많아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경기도 일부 지역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용인이나 평택 등은 악성 미분양 해소가 힘든 상황인

데다 새로 분양하는 곳에서도 미분양이 늘고 있습니다.

예측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과도하게 많은 탓입니다.

경기도 자료를 보면 3월 기준 용인의 미분양은

4000가구로 도내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평택이 2950가구,

화성이 1765가구로 뒤를 이었습니다. 안성(1386가구)과

오산(1306가구), 남양주(1099가구)도 미분양이 각각

1000가구를 넘어섰습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용인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전부터 쌓였던 장기 악성 미분양이 아직 남았고,

평택과 화성도 금융위기 이후 수습되다가 고덕신도시와

향남택지지구 등과 함께 들어선 외곽 택지지구에서

발생한 미분양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 들며 주택 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가는 곳들도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연초

이후 대구(32%) 전북(12%), 전남(11%) 등은 미분양 감소율이

높았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대구는 915가구에서 617가구로 미분양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대구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났습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성구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높은 청약률까지 기록 중입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D공인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가

줄면서 내 집 마련과 투자를 위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신규

분양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가 해제된 지역들도 눈에 띕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주기로

미분양 우려가 큰 곳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정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처음 미분양관리지역을 정한

이후 경기 고양·시흥시, 광주 북구, 울산 북구, 충남 공주시,

충북 제천시·진천군, 전남 나주시, 경남 고성군 등이

관리지역에서 제외됐습니다.

HUG 도시정비심사팀의 관계자는 “이들 지역은 모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지금은 미분양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가 다시 선정되는 곳도

적지 않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