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관련 기사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세 단어가

있습니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입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대 초반으로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갈 만큼

낮은 수준이고, 경제성장률은 2012년부터 2%대에

머물러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

'삼중고'의 늪에 빠진 현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가 재테크를

통해 '부(富)의 축적'은 물론 은퇴 후 '노후자금 마련'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보다 앞서 삼중고를 경험한 일본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속칭 '와타나베 부인'입니다. 수익 기회가

보이면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실행해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실패할 때도 있었지만 해외 주식시장을 먼

나라의 일로 치부하지 않고 자국과 같은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고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난해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을 비교해 보면

종합주가지수는 국내가 3.32%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해외는 선진국(영국 14.43%·미국 13.42%)과

신흥국(인도네시아 15.32%·베트남 14.82%)을 가리지

않고 모두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브릭스의 한

축으로 최근 몇 년간 높은 변동성을 보였던

러시아(52.22%)와 브라질(38.93%)의 지수 상승은 더욱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이 같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활황은 수익성과 절세

혜택을 모두 얻을 수 있는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의

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해외 주식에 직간접적으로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 가입일로부터 최대 10년간 해외 주식 투자에

매매이익과 평가이익·환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15.4%)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가입 자격 제한

없이 원금 기준으로 3000만원까지 투자 가능합니다.

그러나 올해 12월 말까지 가입한 투자자에 한해서만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므로 해외 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

당장 여유자금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선 전용 계좌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증권사나 은행을 방문하면 펀드

가입이나 자금 납입을 하지 않고도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높은 비용구조와

글로벌 시장 위험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 매매수수료·환전수수료·양도세 등이 상대적으로

높고,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정치·경제적

변수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해당 지역의 성장성과 시장 잠재력을

평가해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으로는 베트남과 인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베트남의 경우 세계 산업구조 및 생산

체인의 구조적 변화는 경제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국영기업 민영화 추진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전자제품 등의 고부가가치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 및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베트남 경제는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도는 성장세가 둔화된 중국과 달리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올해도 7%대의 성장 지속이 예상됩니다.

소비시장의 성장 및 제조업 육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고, 여타 주요 신흥국 대비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시장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개혁과 젊고 풍부한

노동력에 힘입어 중장기 성장 전망도 밝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지난 6년간의 박스권 장세를 돌파해 2400선에

근접하고 있어 국내 투자 여건은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만 고집하다 보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투자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