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라고 하면 대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은퇴자들을 곤경에

몰아넣는 것은 생활비가 아닌 의료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비는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모자라면

절약을 통해 줄일 수 있지만 의료비는 필요한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데다 단기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서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가구의

생애의료비 중 65세 이후 발생하는 의료비의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노후에 의료비 지출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의료비는 저축이나 투자 상품보다는 보험을 활용해

대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보험료는 투자가 아니라

비용입니다. 아프거나 죽지 않으면 회수할 수 없는 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월수입의 8~10%를 적정 보험

예산이라고 봅니다. 보험료가 저렴해 실속형으로 불리는

실손보험과 정기보험은 불필요한 보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험 가입을 실제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시간 비일관성’으로 설명합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 다른 선택으로

바뀌는 것이 시간 비일관성입니다. 노후 의료비를 미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보험에 가입하는 순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실행을 미루는 것입니다. 시간 비일관성이 생기는

것은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인간 본성 탓입니다.

보장 준비를 소홀히 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인식해 ‘현재의 나’를 이기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