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인데도 돈이 빠져나가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너도나도 돈을 투자하는 펀드가 있습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입니다. 비과세 매력에다 연말이면 혜택이 종료된다는

‘절판’ 효과까지 더해지며 매달 판매액이 늘고 있습니다.

7월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팔려나간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규모는 1조6881억원입니다. 월 단위로 이

상품이 나온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 6월

투자자가 튼 계좌 수도 40만4119개로 처음으로 40만개를

넘었습니다.

상반기 판매액은 8조102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3000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입니다.

정부는 해외 투자를 장려할 목적으로 포트폴리오 60% 이상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원래 해외 주식과 펀드로 매매 차익을 내면 여기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습니다.

하지만 이 상품에 투자하면 세금이 면제됩니다. 다만 주식

배당 및 이자 소득에 대해선 세금은 내야 합니다.

이 상품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전용 계좌와

가입 시기입니다. 비과세 혜택을 보려면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전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에 있던 일반 펀드 계좌로는 가입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2월 이전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더라도 자동으로

비과세 상품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또 올해가 가기 전에

계좌를 터야 합니다. 비과세 혜택이 올해까지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납입하지 않더라도 계좌만 만들어

놓아도 괜찮습니다. 1인당 한도가 3000만원이기 때문에 여러

개 펀드를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의무 가입 기간은

없습니다.

박동우 NH아문디자산운용 마케팅리테일세일즈 본부장은 “연

이자율이 2%대 예금 상품만 하더라도 비과세가 적용되면

인기를 끈다”며 “지금 같은 상승장에서 펀드는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데다 절세 효과까지 고려하면 그보다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원금 손실 위험은 상존합니다.

지금까지 성적표는 어떨까요? 연초 대비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상품은 ‘친디아’(중국+인도) 펀드입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올들어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이 모두 중국과 인도에 투자했습니다. 1위는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 1(주식)종류A’로 36.2%의 성과를

냈습니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자

1(주식)종류A’(32.33%)와

‘KTB중국1등주자[주식]종류A’(30.93%)가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은 내수를 중심으로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어 소비재

종목이 크게 올랐습니다. 중국 고량주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와 알리바바그룹홀딩스는 상반기 중 각각

41%, 62%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중국 A주(상하이 및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것도 호재입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친시장 정책을 펴고 있는 데다 지난해 화폐 개혁이 경기

개선에 불씨가 됐습니다.

김승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 팀장은 “신흥국의

성장성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를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의 우호적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이 올해까지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반기 해외 투자 확대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세제 혜택은 계좌

가입일로부터 10년입니다. 중도 해지하더라도 세제상

불이익은 없습니다.

정부 세제개편에서 연말 일몰되는 비과세 혜택의 연장

여부도 관심입니다.

업계는 연장을 바랍니다. 권정훈 KTB투자증권

멀티에셋본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설정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몰이 연장될지 예단은 어렵지만 개인 투자자가 해외

투자를 하는 데 여러 제약이 따르는 만큼 해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비과세 혜택을 연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