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가 끝자리까지 같아진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1%대 진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나타나는 진통이자 일종의 '눈치보기'입니다. 지난 1월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수퍼), 신한은행(S드림),

하나은행(고단위플러스), 기업은행(신서민섬김통장) 등

주요은행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2.0%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앞자리 숫자가 주는 상징성이 큰

탓에 은행들이 더 내리지 못하고 멈칫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0%와 1.99%는 불과 0.01%포인트 차이지만

심리적인 충격은 단순한 숫자 이상입니다.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1만원짜리 상품은 9,900원으로, 2만원짜리는

19,900원으로 가격을 매기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시중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곧 이들 상품의 금리도 1%대로 내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슬금슬금 '선'을 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의 경우 기본형 상품인 '실세금리 정기예금'의

금리를 지난달 6일 2.02%에서 1.99%로 내렸습니다.

한국씨티은행, 농협과 상당수 지방은행은 이미 지난해에

정기예금 금리를 1%대로 낮춘 상태입니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 정기 예금 금리는 1.6%입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초저금리에도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은행 예금에 쌓이고 있는데다, 은행 입장에서도

예금을 끌어와봐야 마땅히 굴릴 곳도 없어 굳이 높은

금리를 줘야할 필요성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은행권에서

1%대 금리의 예금상품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미만 금리를 주는 은행 예금(신규

취급액 기준)은 지난해 9월 6.9%에서 10월 12.4%로, 다시

11월에는 20.5%로 급증했습니다. 동시에 3%대 예금은 11월

0%를 기록하며 공식적으로 '멸종'됐습니다. 한은이 2004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있는 일입니다. 결국 모든 예금

금리가 3% 미만이라는 얘기입니다.

올들어서도 금리 하락세는 멈출 기미가 없습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2.13%에서 1월

9일 2.05%까지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두차례

기준금리를 내린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늘면서입니다. 연초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면서

증시에 들어가 있던 자금이 안전한 채권으로 몰린 것도 금리

하락세를 부추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