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삼각균형이 무너지면서 향후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가는 바닥을 기고,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와중에 수출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입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9월 소비자 물가를 발표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2월(1.0%)이후 가장 낮은 상승세로 전달에 비하면 0.3%포인트나 상승세가

꺾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소비자 물가가 되레 0.1% 하락 반전한 것입니다.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급하게 떨어진 데는 공급적 요인 뿐 아니라 재수부진에 따른 수요적 측면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9월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1.7% 하락했고, 농산물 가격도 1.8% 상승에 그쳤습니다.

최근 3년간 9월 석유 가격은 평균 0.3%, 농산물 가격은 4.2% 오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런 공급적 요인을 제외한 9월 근원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0.1% 하락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0.4% 상승세와는 방향 자체가 다릅니다.

반면 같은 날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9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477억달러 늘어나 6.8%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물가는 기고, 성장은 제자리, 수출은 날아가는 현재 경제상황은 올해 누적통계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정부는 실질성장률 4.0%, 물가상승률 3.0%, GDP대비 경상수지 4.0% 수준을 우리 경제의 삼각균형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 성장률은 3.7%, 1~9월 물가상승률은 1.4%로 크게 낮은 반면 GDP 대비 경상

수지 비중은 6.8%로 과도하게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할 전망입니다.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는

물가안정목표제도 수정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15일 내놓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5~3.7% 안팎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은은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3.8%, 내년 4%의 경제성장률을 예측했었습니다.

지난 4월 올해 4.0%, 내년 4.2% 경제성장을 전망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미 한차례

성장률 전망을 낮춘바 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전망 후 경제여건을 보면 성장률을 낮추는 상황도 발생

했고, 플러스 요인도 있었다."며 "현재 공재된 숫자로 볼 때 성장률이 (7월에 전망했던) 3.8%에는 좀 못 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2.5~3.5%로 설정돼 있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재설정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에 마물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상황입니다.

"물가안정목표제가 2년 전에 설정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목표제를 재설정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이 총재는 "바꾸는 것이 좋으면 바꾸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이런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의 파이(성장잠재력)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거시경제 균형을 바로잡으면서 장기성장을 노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고 있는

물가상승률을 정상화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경제가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가안정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총수요를 늘리면서 적정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