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대비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게 은퇴준비입니다. 퇴직이 눈앞에 다가온

1955~63년생 베이비부머 세대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어떻게 준비해야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하나하나 말씀드리

도록 하겠습니다.

은퇴준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세 가지 착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 여든이 되기 전에 죽을 거란 착각입니다. 2011년 고려대 연구를 보면

1971년생은 약 절반이 90세 넘어서까지 산다고 합니다. 이제는 여든 이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죽음이 조용히 찾아올 거란 착각입니다. 보통 2~10년 동안 이런저런 병을

앓다가 죽습니다. 그동안 의료비와 외로움과 싸워야 합니다.

셋째, 자식이 나를 돌봐준다는 착각입니다. 한국인의 노후수입 중 30%가 자녀에게서

나옵니다. 하지만 미국은 0.7%, 일본은 1.9%에 불과합니다. 대신 공적/사적 연금(67%)

이 주수입원입니다. 향후에는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될 것입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후 준비에 있어서 아쉽게도 많이 부족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자산이 4억2천만원입니다. 대부분이 부동산(3억4천만원)이고 금융자산은

2,500만원 밖에 안됩니다. 이걸로 정년 후 길게는 40년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연금상품을 활용해야 합니다.

은퇴자금 10억원을 준비해뒀다고 노후가 편안해 지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오래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쌓아 놓은 돈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수없으면 100살까지 산다.'

는 말이 더는 농담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꾸준히 생활비가 나오도록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자산을 쌓아 놓지 말고 연금화해야 합니다. 준비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3층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에 가입하고 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최근의 금리상황을 보면 은퇴 후 월 50만원만 벌어도 3억원의 정기예금을 가진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눈높이를 낮추고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점심값 정도 벌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길 권합니다. 단순히 돈만

위해서는 아닙니다. 옛날에는 은퇴하고 길어야 10년 정도 살다 세상을 떠났지만 앞으로는

20~40년을 살아야 합니다. 60세에 은퇴해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빼고 8만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일아나 봉사활동을 해야 보람도 있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가장 좋은 노후대비는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연령별로 필요하는 은퇴 전략을 얘기해 보자면, 20~30대는 3층 연금만 꾸준히 부으면

됩니다. 아직 젊고 노후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에 소액이라도 길게 보고 꾸준히 불입

해서 복리효과를 누린다면 누구라도 여유있는 노후가 가능할 것입니다.

40대는 건강리스크와 자녀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아이 교육비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보험을 들어 아플 때는 대비해야 합니다.

예금 금리가 10%였을 때는 1억2천만원만 있어도 이자로 매달 1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습

니다. 하지만 금리가 2%일 때는 6억원을 넣어놔야 100만원이 나옵니다. 이제 예금만으로는

안됩니다. 공자님 말씀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주식과 채권펀드에 장기분산 투자하고,

목표수익률을 연 5% 전후로 낮춰야 합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에서는 은퇴 후 가장 인기 있는 남편 1위가 '집에 없는 남편'

이라고 합니다. 돈도 돈이지만, 은퇴후에 본인이 하고 싶은일, 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서

하고, 은퇴했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사회적인 네트웍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간다면

아름다운 인생 2막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