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오히려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뜰통장'으로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했던 주택청약종합저축도 초저금리

시대 직격탄을 맞아 10월부터 연 3.3%에서 3.0%로 낮아졌습니다.

예금금리는 줄기차게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찔끔 낮아지거나 되레

올라 가계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는 양상입니다.

지난 9월 24일 은행연합회가 은행 창구에서 월별 취급된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집계한 결과 외환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8월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

3.35%에서 8월에는 3.59%로 0.2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외환은행은

기준금리를 0.22%포인트 낮추는 대신 가산금리를 0.46% 포인트 올리는

식으로 평균 대출금리를 높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외환은행은

연 3.5% 미만 대출상품 취급 비중을 7월에는 75.9%로 유지하다가

8월에는 44.6%로 낮추는 대신에 연 3.5% 이상 대출상품 판매를 급격히

늘렸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8월 중순 인하(2.5%에서 2.25%)됐지만

외환은행 대출창구는 역주행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농협(0.19%포인트), 기업(0.11%포인트), 하나(0.02%포인트)

등 시중은행도 평균 대출금리를 일제히 높였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높은 은행은 수협으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연 4%대입니다.

이처럼 은행별 대출금리가 제각각인 것은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대출상품 전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고무줄 가산금리' 탓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비율을 높이라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다보니 과거 밀어내기로 저금리 대출상품을 많이

팔았다가 8월에 가산금리를 조정해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적게 떨어지거나 오히려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신용대출 금리 인하폭도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작았습니다. 대부분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낮춘

가운데 부산은행은 0.17%포인트 높였습니다. 같은 기간 SC은행도

0.7%포인트 올려서 신용대출을 해줬습니다.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높은 은행은 한국씨티은행(연 7.14%)입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연 1%대로 추락한 가운데 정부가 운용하는

상품으로 유일하게 연 3%대를 유지했던 '내집마련 저축상품' 금리도

속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입기간 2년 이상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10월 1일부터 연 3.3%에서 3.0%로 0.3%포인트 내렸습니다.

기존 가입자도 10월 1일부터는 변경된 금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국민주택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재원으로 다른

예금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대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저금리 상황에서 정부도 기금 운용 수지를 맞추기 위해

청약종합저축 이자를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금리를 운용하는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 금리

역시 이미 내려간 상태입니다. 국민은행은 10년짜리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를 연 3.05%에서 2.9%로 0.15%포인트 내렸습니다. NH농협은행은

1년 만기 청약예금 금리를 연 2.9%에서 2.6%로, 청약부금 금리도 연

3%에서 2.7%로 각각 인하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주택청약정기예금금리를 연 2.9%에서 2.6%로,

주택청약부금금리도 연 3.2%에서 2.8%로, 프리티우대적금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도 3.5%에서 3.0%로 각각 낮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