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주 의학협회는 노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늙었다고

생각한다. 배울만큼 배웠다고 느낀다. "이 나이에 그런 일은 뭐하러

하나"고 말한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의

활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 좋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주장하며, 악기와 춤을 젊은 선생님한테 배우면서 다가올 좋은 시절을

꿈꾸는 사람은 노인이 아닙니다. 노인의 정의에 '나이가 몇 살 이상

이다'는 없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노인을 정하는 기준

입니다.

노인이 무엇인지, 언젠부터가 노인인지 다들 헷갈려 합니다. 100세

시대가 다가왔지만, 60세시대 때의 제도와 의식이 견고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적인 의미의 노인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입니다. 문제는 나이가 들어도 잘 늙지 않는데 있습니다.

'향년'은 평생 살아 누린 나이로 눅은 사람의 나이를 부를 때 씁니다.

상가에서는 향년과 사인을 묻는게 예의입니다. "에구, 한참 나이신데."

70대에 돌아가셨다는 답을 들으면 굉장히 안타까워 해야 합니다.

격세지감입니다. 예전에 환갑잔치는 가장 큰 잔치였습니다. 60년을

살기 어려운데 참 잘살았다고 온동네 사람이 모여 축하잔치를 벌였습

니다. 사람의 일평생을 60평생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70살을 일컫는

고희라는 말은 70년 살기는 매우 희귀하다는 인생칠십고래희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떻습니까? 80대 중후반에 부르심을 받는 경우가 많습

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빈사망 연령이 86세입니다. 돌아가신

분중 86세가 가장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2020년에는 최빈사망연령이

90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70대에 돌아가셨으면 일찍

돌아가신 것입니다. 이제는 60년을 살기 힘든 시절은 지나고 90년을

살기가 조금 힘든 시절입니다. 90에 0.7을 곱하면 63입니다.

자기나이에 0.7을 곱해야만 예전에 60살을 살던 시절의 나이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혼연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여성이 20대 중반을 넘기면

노처녀로 취급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고, 30살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여기도 0.7의 법칙을 적용할 만합

니다. 생물학적 나이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삶을 대하는 태도

로서의 나이는 바뀌어야 합니다. 본인의 나이가 60살이면 0.7을

곱해 42살, 50살이면 0.7을 곱해 35살이라고 생각하고 사는게

제대로 사는 방법일 듯 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료기술의 발달, 영양상태의 개선 등으로 신체

건강을 좋아지고, 기대여명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사회시스템과

사고방식은 60인생을 기준으로 짜여진 게 여전히 많습니다. 생각과

현실의 차이가 문제를 만듭니다. 20~30년 전만해도 급여생활자로

열심히 일해 집 한채 장만하고 자식낳고 결혼시키고 50대 후반에

은퇴해 약간의 노년을 보내는 게 다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은퇴는

빨라지고 노년은 길어졌습니다. 운좋게 60세까지 직장생활을 했어도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노인으로 보내기에는 너무 긴 시간

입니다.

환경이 달라지면 여기에 맞춰야 합니다. 나라도 사회도 개인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불균형의 시절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조금씩 100세 시대에 걸맞는 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고 갈길이 멉니다. 제도의 개선과는 별개로 스스로도

변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마음과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기준에 얽매인 나이를 가지고 조로할 경우

변하기도 적응하기도 힘듭니다.

자신이 생각보다 훨씬 젊다는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나이에 0.7을

곱해 봅시다. 그 나이가 60세를 기준으로 짜여진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서여러분의 실제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준비해

봅시다. 35살의 당신(50세), 42살의 당신(60세), 젊어진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