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일반적인 '재테크'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것이 최선입니다. 특히 절세에

유념해야 합니다. 증여와 상속에 관한 부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전증여 등을 통해 증여와 상속에 관한 계획을

세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보면 세금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증여와 상속의 개념, 절세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면 주머니 속의 돈을 지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먼저 상속과 증여의 차이점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모두 누진세율을 적용받고 세율도 같아서

차이가 별로 없는 것으로 오해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재산 전체가 과세 대상입니다.

사망자가 얼마나 재산을 남겼는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10억원자리 집을 남기고 사망했다면 10억원이

고스란히 과세 대상이 됩니다.

반면, 증여세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 과세를 합니다.

아버지의 현재 재산이 얼마든간에 1억원을 증여받았다면

1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매겨지는 것입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증여와 상속을 적절히 섞어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배경을 깔고 금년부터 바뀌는 세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세테크'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증여의 특징부터 알아봅시다. 현행 세법에서는 한

사람으로부터 10년간 증여받은 재산을 이를 합산해서

누진세율을 적용합니다. 그래서 증여는 10년마다 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10년마다 증여한다면 낮은 세율을

여러 번에 걸쳐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증여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일정 금액만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증여 받은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경우에도 추가적인 세금부담은 없습니다.

소유권이 이미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증여받은 1억원

가치의 재산이 상속 개시 시점에 2억원이 돼도 처음 1억원에

대해서 증여세 신고가 정상적으로 됐다면 증가한 1억원에는

세금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부동산을 증여받았다면 가치

상승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내야 합니다. 또한 증여는 상속과

달리 상속인이 아닌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에게도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고 자녀에게 줄 수 있는 돈은

5천만원(미성년 2천만원)입니다. 기존 세법에서는 기타

친족간에 재산을 증여할 때 증여재산공제액을 5백만원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법 개정안에서는 한도가

1천만원으로 확대됐습니다. 금년부터는 며느리와 사위에게

세금 없이 1천만원(10년단위)까지 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여러 명에게 나누어 줄수록 절세의 효과가 커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제는 며느리, 사위에게 미리 증여를 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 후에

5년이 경과하면 상속이 개시돼도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증여는 미리미리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상속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상속세의 경우 상속재산에

대한 공제가 크고 다양해 세금부담 없이 이전할 수 있는

재산도 많습니다. 상속공제 가운데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동거주택 상속공제입니다. 부모가 살던 집을 누가

상속받느냐에 따라 상속세 부담은 달라집니다. 기존규정은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10년 이상 동거하고,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해 10년 이상 1가구 1주택이고

상속개시일 현재 무주택자가 상속받는 경우에 5억원을

한도로 주택가액의 40%를 공제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상속주택가액의 100%로

전액공제해줍니다. 10년 이상 같은 집에서 부모를

모셨다면 비과세로 주택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도는 5억원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배우자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부모가 사업을 하는 경우 사업용 자산에 대해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이 개시된 후에 상속인(자녀)이 가업을 승계받는 경우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상속세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가업을 하는 기간에 따라 2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요건은 매출액 3천억원 이하의 중견기업에 해당되나

개정세법에서는 매출액 5천억원 이하로 대상을

넓혔습니다. 가업상속시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계속해

사업을 경영하고 일정 기간 이상(가업기간 중 50% 이상 또는

상속 직전 10년 중 5년 이상) 대표이사로 재직해야 합니다.

지분 보유요건은 최대주주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비율이 50%(상장기업 30%) 이상이어야 가업상속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피상속인이 5년

이상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지배주주로서 1인

지분비율이 25% 이상인 경우도 가능하도록

완화했습니다.

기존 세법은 부모(60세 이상)가 자녀(18세 이상)에게

가업주식을 증여할 때 30억원을 한도로 5억원 공제 후 10%

세율로 과세합니다. 연부연납(세금을 나누어 내는 제도)은

안됩니다. 반면, 개정 세법에서는 특례한도를 100억원으로

확대하고 증여세 과세표준의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20% 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세제혜택을 확대했습니다.

또한 5년간 연부연납을 허용합니다.

다만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특례는 상속이 발생하면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해서 다시 정산 후에 추가적인

세금을 내야 합니다. 결국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라기

보다는 늦게 낼 수 있게 시기를 늦춰주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증여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재산을 주는 것이 유리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자산가치 상승이 많이 예상되는

재산을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이 더

선호되는데 평가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세법에서는 금융재산이 있는

상태에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금융재산 상속공제를 2억원

한도로 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금융재산

상속공제 한도를 3억원으로 확대했습니다. 다만,

차명금융재산을 상속세 신고기한 내에 미신고하는 경우에는

금융재산상속공제를 제외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차명거래금지법(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

작년 11월 29일 시행됐는데 이는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타인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금융거래는 금지하는 것입니다.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제4항에서 '차명계좌의 증여추정' 규정이 있습니다.

여기에 차명금지법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세를 목적으로 가족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이제는 절세가 아니라 탈법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