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1%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5.9%)때보다 더 하락했습니다. 엔화 약세

등 대외발 악재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도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예금도 국내 주식도 투자자의 자산을

늘려줄 수 없는 없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게

해외펀드는 좋은 기억보다는 아픈 상처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중국펀드, 수년 전

베트남펀드까지 큰 폭의 손실만 입은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국내 유수의 자산운용사에서 해외상품을 다루는

전문가 4인의 토론을 통해 올바른 해외 투자 방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직접 해외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부터

상품 설계를 하는 상품담당부서장,

최고운용책임자(CIO)까지 한자리에 보여 해외투자

'A to Z'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들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한국채권대표(CIO), 한화자산운용

P&M전략팀 부장,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

미래에셋자산운용 PM본부 본부장입니다.

먼저 국내와 해외자산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를

질문했는데 참석자들은 쉽게 입을 떼지 못했습니다.

50대50, 70대30같이 숫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해외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단순히 국내 시장이 어두워서가 아닙니다. 장기적 저성장

국면에서 글로벌 자산배분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삼성팀장은 호주와 일본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는 "호주는 1980년대 슈퍼에뉴에이션을

통해 해외 투자를 장려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며

"하지만 같은 시기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국내 예금에

돈을 묶어두면서 국가 전체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고려해 궁극적으로는 해외와 국내를 절반씩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미래에셋 본부장은

"대만과 일본의 판매사를 만나보면 대만,일본

투자자들은 국내,해외를 평균 50대50으로 배분한다고

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한국만 국내 자산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는데 결과적으론 해외 투자를 놓친 셈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투자할 만한 해외상품으로는 미국 주식과 이머징마켓

자산이 가장 많이 추천됐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채권 투자에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부동산 등 대체자산도 유망한 상품으로

꼽혔습니다. 한화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공실률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연평균 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리츠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