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가 이어졌던 중국 펀드에 다시 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국 펀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25%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올 들어 8000억원 이상
빠져나갔습니다. 2015년 중국과 홍콩 증시가 폭락하면서
대거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원금을 회복하면 미련 없이
자금을 회수한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수익률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중국 펀드에 관심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달 새 1000억원 몰린 펀드도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170개)에는 지난달 2299억원이
순유입됐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 펀드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흘러든 것은 올 들어 처음입니다. 홍콩H지수 등락폭의
1.5배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 펀드에만 한 달 새 990억원
이상의 돈이 몰렸습니다. KB자산운용의 ‘KB중국본토A주’와
‘KB통중국고배당’ 펀드에 유입된 투자금도 600억원에
가깝습니다.
‘KTB중국1등주’ 펀드,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 펀드,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 펀드 등에도 최근 한 달간 100억원
이상이 순유입됐습니다. 이에 따라 6조원대로 떨어졌던 전체
중국 펀드 설정액도 7조원대를 회복했습니다.
중국 펀드는 올 들어 극심한 환매 몸살을 앓았습니다.
연초 이후 월평균 905억원의 환매가 발생하며 이달 10일까지
빠져나간 돈이 8148억원에 이릅니다. 순유입이 이뤄진 달은
4월(596억원)뿐이었습니다.
중국 펀드에서 대량 환매가 벌어진 이유는 수익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올 들어 중국 펀드의 수익률(10일 기준)은
27.65%에 달했고 지난 석 달간 수익률도 9%가
넘었습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2015년 6월
상하이지수가 5178포인트까지 올랐다가 불과 두 달
만에 3000선이 무너지면서 상당수 투자자의 자금이
묶였다”며 “이들 투자자가 최근 주가가 다시 오르면서
원금을 되찾을 수 있게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펀드를
팔아치웠다”고 말했습니다.
위안화 강세도 투자 매력 높여
수익률이 워낙 좋다 보니 중국 펀드를 꺼리던 투자자가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철강 등 주요 원자재의 공급과잉과
부동산시장 과열 등 중국 경제를 억누르던 악재들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데다 지난 3월 말부터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간 점도 중국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 사정이 개선되면서 올 들어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29.53%와 22.08% 상승했습니다.
상하이지수(9.15%)도 호조를 보였습니다.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이경수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책임은 “홍콩 증시에 비해
상하이와 선전증시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펀드에 자금이 몰린 데는 해외 비과세주식형 펀드
세제 혜택이 연말에 끝나는 점도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늦기 전에 중국 펀드를 만들어
놓으려는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김 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지도부를
확정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오는 18일
열리면 중국 경제의 향방을 좀 더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증시가 한껏 달아올랐을 때 투자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정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여윳돈을 넣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