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로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켭니다. 특히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청약
열기가 뜨거운 서울에서 ‘알짜 입지’인 단지가 잇달아 나옵니다.
청약가점제 확대와 1순위 요건 강화 등 청약제도 개편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나오는 물량입니다.
9일 부동산114와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6만4570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10월(7만6384가구)보다 18% 줄어든 수치이지만, 올해
들어선 월간 기준으로 최대 물량입니다. 수도권에서 전체의
63%인 4만696가구가 공급되고, 지방에서는 2만3874가구가
나옵니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부사장은
“건설사들이 추석 연휴 때문에 9월 분양 일정을 10월로 대거
미루면서 공급량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선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쏟아집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청약 열풍’이 거센 강남 4구 물량입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강동구 상일동에서
‘고덕아르테온’을 분양합니다. 고덕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전용 59~114㎡ 4066가구 규모입니다.
조합원 몫을 뺀 139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입니다.
분양가는 3.3㎡당 2500만원 전후로 예상됩니다.
송파구에선 대림산업이 거여동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을 내놓습니다. 총 1199가구
중 379가구를 일반분양합니다. 예상 분양가는 3.3㎡당
2200만~2300만원선입니다.
강북권에서는 재개발 아파트 공급이 줄을 잇습니다.
서대문구에서는 삼성물산이 가재울뉴타운 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DMC 루센티아’를 분양합니다.
전용 59~114㎡ 997가구 중 517가구를 일반분양합니다.
중랑구 면목3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사가정 아이파크’와
은평구 응암2구역 재개발 단지인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도
시장에 나옵니다. 각각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 3호선 녹번역이
가깝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준강남권’ 입지를 갖춘 과천
물량이 돋보입니다. 대우건설이 전용 59~114㎡
1317가구로 짓는 과천주공7-1단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이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597가구가
일반분양분입니다.
이달 나오는 물량엔 8·2 대책으로 바뀐 청약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요자의 청약 전략 또한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앞으로 서울과 경기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지역이면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1순위 청약이 가능합니다.
청약가점제 적용 비율도 확대됩니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32점)과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을
점수로 매겨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제도입니다.
만점은 84점입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나오는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분양 물량의 100%를 가점제로 뽑습니다.
청약조정지역에선 85㎡ 이하 아파트 분양 물량의 75%가,
85㎡ 초과 주택의 30%가 가점제 몫입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청약가점이 낮은
신혼부부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청약 여건이
불리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가점이 낮다면 경기도로 눈을 돌려볼 필요도 있습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성남·하남·고양 등
경기권 조정대상지역에선 전용 85㎡ 이하 주택의 25%를
여전히 추첨으로 뽑는 만큼 입지가 좋은 단지를 골라
청약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가점 당첨선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에선 서울의 경우 최소 가점이 40점은
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8월 분양한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와 서대문구 ‘DMC 에코자이’ 59㎡의 가점 평균
커트라인은 48~49점이었습니다. 강남권에 당첨되려면
70점은 돼야 ‘안정권’입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에 나온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가점 평균이 68.5점이었습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최소 60점 이상
확보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혼부부나 노부모 부양 가구라면 특별공급을 노려보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특별공급에 청약했다 떨어져도
일반공급 청약을 할 수 있어 두 번의 당첨 기회를
얻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