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를 일군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망한 뒤 누구에게 유산을
줄 것인가는 큰 고민입니다. 사회환원도 좋지만 여전히
가족이 1순위입니다. 가족 중에서는 자녀가 먼저입니다.
KB경영연구소가 매년 진행하는 ‘한국부자보고서’를 보면 이
같은 인식이 드러납니다. 이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작성됩니다.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상속 및 증여 대상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보유자산을 자녀에게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5.7%였습니다. 손자녀는 12%, 배우자는
53.2%였습니다.
재밌는 점은 자녀 상속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감소하다
최근 들어 다시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3년 자녀에게 상속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98.2%에
달했습니다. 2015년에도 자녀 상속이 98.4%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6년 90.4%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손자녀에 재산을 상속 또는 증여하겠다는 응답도 2013년
29.4%에서 2015년 15.5%로 감소했습니다.
이 사이 배우자에게 상속 또는 증여하겠다는 응답이
많아졌습니다. 2013년 상속 및 증여 대상에 배우자를 포함한
사람은 65.1%였습니다. 이 응답률은 이듬해 72.8%, 2015년
72.7%, 2016년 83.9%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가족 내 배우자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됐습니다.
이러던 것이 올해 조사에서 다시 자녀 상속 희망 비율은
높아지고, 배우자 상속 희망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이는 자녀 세대는 부모 도움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조사에서 “자녀 세대는 부모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하기 힘들어졌다”는 데 대해 84.8%가
동의했습니다. 2016년 조사에서 73%였던 것보다
11.8%포인트나 확대됐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은 지난해
6.3%에서 올해 4.5%로 감소했습니다. “내 자녀는 경제적으로
나만큼 잘 살기 힘들 것이다”에 대해서도 57.6%가
동의했습니다.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 점점 더 어려워지는
취업 등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번째 세대’라는
자녀들에게 자신이 가진 자산을 물려주려는 인식이 커진
것입니다.
부자들의 사회환원 의지는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태입니다. 사회환원하겠다는 대답은 2013년 0.7%에서
2014년 1.8%로 2배 넘게 늘었다가 2015년 1%, 2016년 1.7%,
2017년 1.5%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