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는 재테크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의 부자들 역시 투자 상품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절세를 통해 플러스 알파(+α)를 챙기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KB경영연구소의 '2017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들은 지속적으로

금융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지속적으로 낮아져

부자들의 84%는 '과거에 비해 원하는 투자 수익을 얻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에 따라 절세 금융상품에

가입한다는 부자들의 응답은 56%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그동안

유지됐던 대부분의 절세 상품이 사라지게 됩니다.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등은 올해 말까지 가입해야만 절세

혜택이 가능합니다.

◇비과세 해외펀드, 3000만원까지 10년간 혜택= 비과세

해외펀드는 가입일로부터 10년간 매매차익과

환차익(배당·이자소득·환헤지 거래를 통한 이익은

제외)에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국내에 설정된 해외 주식형 펀드로 제한되며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돼 최대 41.8%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해외주식형 펀드에 1000만원을 가입해

10년 동안 매년 5%씩 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할 경우

77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비과세 해외펀드로 가입하면

세금이 없습니다.

다만 환헤지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과세대상이기

때문에 헤지를 하지 않아 환변동에 노출된 언헤지 상품이

세제혜택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신흥국 통화 등은 환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주식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환차손이 크게 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비과세 해외펀드의 최대 장점은 세금 혜택을 받기가

쉽다는 점입니다. 가입요건이 따로 없기 때문에

근로·사업소득 유무나 총급여액과 관계없이 대한민국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합니다. 자녀 명의로

가입도 가능해 증여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다른 세제혜택 상품은

5년 이상 가입해야 하는 등 최소가입 기간이 있지만 비과세

해외펀드는 가입기간이 자유롭고 환매를 하더라도

세제혜택 받은 부분을 토해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이

없습니다.

◇비과세 해외펀드, 소액으로 다양하게 가입해야 유리=

비과세 해외펀드는 올해 말까지만 증권사, 은행,

펀드슈퍼마켓 등을 통해 전용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펀드 교체도 올해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글로벌 시장 변화 등을 고려해 소액으로

다양한 펀드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중도인출하면 비과세 한도가 차감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A펀드에 3000만원을 들어 놓고 이 중

1000만원을 환매해 B펀드에 1000만원을 다시 가입해도 모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환매한

1000만원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게 됩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자 수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계좌는 44만2000개, 판매잔고는

1조884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판매잔고의 절반 수준인 9193억원이 유입된 상위 10개

펀드는 높은 성적(2016년 3월2일~7월말)을 내고 있습니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환헤지형(18.73%)과

환노출형(13.50%) 펀드가 1760억원 내외로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4.16%),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47.94%) 펀드 등은 각각

1688억원과 1246억원이 설정됐습니다.

이밖에 500억~700억원대가 들어온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28.89%),

KB증국본토A주(28.91%), KB통중국고배당(47.63%),

삼성인디아제2호(49.27%),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환헤지형(19.30%)·

환노출형(11.19%), 삼성아세안제2호(20.04%),

피델리티아시아(33.39%) 펀드 등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 혜택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일몰

=하이일드 펀드 투자 수익에 대해 3000만원 한도로 가능했던

분리과세 혜택도 올해 말 없어집니다. 분리과세는 전체 소득과

합산해 세율을 정하지 않고 해당 상품에서 얻은 수익의

15.4%만 과세한다는 뜻입니다.

2014년 도입된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펀드 자산의 45%를

투자하는 대신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코넥스 상장주식을 전체

자산의 2% 이상 투자한 하이일드 펀드는 코스닥 공모주식의

5% 이상을 추가로 배정받을수 있게 됐습니다.

인기있는 공모주의 경우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해 개인이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공모주 직접 투자의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하이일드 펀드의 대부분은 사모펀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설정된 1163억원

규모를 포함해 총 6639억원의 사모펀드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공모펀드로는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1047억원),

KTB공모주분리과세하이일드(1027억원),

KTB코넥스분리과세하이일드(437억원),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알파(417억원),

DGB메자닌분리과세하이일드(203억원),

교보악사분리과세하이일드(43억원) 펀드 등 총 6개,

3174억원이 운용 중입니다.

다만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최근 성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자금 순유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8월28일 기준

교보악사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6.54%로 손실 폭이 큽니다. 나머지 펀드들은 1~4%대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부부장은 "최근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높은 수익 보다는 절세가 필요한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밖에 올해는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 투자 때 적용받던

분리과세 혜택도 폐지됩니다. 내년 발행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발행한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분리과세 적용이 가능합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소득세율이 38.5% 이상인 경우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 이자에 대해 3년 이후부터 33%

분리과세를 받으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