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통상 5년간 빚을 갚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자에게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됩니다.

불법 추심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사라지고 채무자가

재기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채권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운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7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공기업,

시중은행 등과 함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자에게

통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권은 보통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돼 채무자가

빚을 갚을 필요가 사라집니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되더라도 채무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예금보험공사와 신한은행은 채무정보 조회서비스를

통해 채무자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확인할 수 있는 조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신용정보원이 지난

4월부터 모든 금융회사의 채권자 변동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멸시효 완성 여부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채권자 변동이 없는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채무자가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잘 모르다 보니 채권자가

불법 추심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해서는 채권 추심이 금지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추심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불법 추심을 줄이고 채무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자에게 이를 통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탕감하면 채무자가 재기하는데도 도움이 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채무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채권자가 적극적으로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도록 할 것”이라며 “통보 대상, 시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멸시효

관련한 법률인 민법을 고쳐야 하고 개인 채권자에게도

통지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입니다.

금융회사에 한해 통지를 의무화하더라도 채권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짊어지게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나옵니다. 금융회사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제때 통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등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내 빚을 이제 갚지 않아도 된다’라고

통지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건데 이를 금융회사 비용으로

하는 건 과도한 의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