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이어 10월에도 열흘간 쉽니다. 국내 최초로 정액제

교통카드가 나오고, 추석과 설 명절에는 모든

고속도로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올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

생활 변화상입니다. 검찰 개혁와 같은 굵직한 대선 공약들도

있지만 이렇게 팍팍한 가계 형편을 고려한 생활밀착형

공약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국민 눈높이에서는 이러한

공약들에 더 눈길이 갑니다. 다만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공약이 실제로 집행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

올 추석은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짜리 ‘황금연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공휴일과 추석 명절 사이에 낀 10월 2일(평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연휴와 달리

순수하게 ‘빨간날’로만 최장 열흘을 쉴 수 있습니다.

대체 공휴일도 확대합니다. 지금은 추석과 설,

어린이날에만 대체 공휴일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다른

공휴일에도 일요일과 겹치면 대체 휴일로 지정됩니다.

국민 휴식권 보장과 내수 진작 차원입니다. 일부 공휴일은

‘요일제 공휴일’ 전환을 검토합니다. 예컨대 한글날의 경우

‘10월 9일’로 못박는 게 아니라 ‘10월 두 번째 주 금요일’과

같은 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수도권 정액 교통카드 판매

‘광역 알뜰교통카드’는 교통비를 줄이고 도심 교통혼잡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일·주·월 단위 정액제입니다.

2일, 3일짜리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대중교통을

아무리 많이 이용해도 요금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족 단위, 커플 단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정액제 카드도 발행한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선거

공약이었습니다.

수도권 등 광역 대중교통에 우선 도입합니다.

교통요금이 30% 이상 절감되고, 승용차 이용이 줄어 도심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대기 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월 단위 이용자에게는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과 연계된

공영주차장의 할인요금 혜택도 제공됩니다. 현행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은 이용 횟수와 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여러 차례 움직일 경우 승용차를 몰고

나오는 것보다 자칫 이용 요금이 비싸지는 맹점이 있습니다.

●교통정체시 통행료 할인제 도입

명절 때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민자고속도로까지 공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고 소비를 늘리기 위한

취지입니다. 고속도로 무료 통행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2015년 8월 14일과 지난해 5월 6일에 각각 하루씩 이뤄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면제된 통행료는 각각 194억원,

186억원 정도였습니다.

나아가 이용률이 낮은 동해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대상으로 아예 요금을 내지 않는

무료 고속도로 시범사업도 진행됩니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영동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도 추진됩니다. 명절·연휴 등 교통정체 때에는

통행료를 할인해 주는 탄력요금제도 도입됩니다.

친환경 차량은 통행료를 경차 수준으로 깎아 줍니다.

다만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감소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도로공사 등에 일부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최저임금 7120원 될 듯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한 발짝 더 다가섭니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 정도

올리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두 자릿수 인상률로 끌어올려

2020년에는 1만원이 넘도록 할 계획입니다.

앞서 2006~2016년의 10년간 평균 인상률은 7.1%였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6470원)보다 650원

오른 7120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급으로 환산하면 5만 7000원 정도가 됩니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주 40시간제의 경우(유급 주휴 포함·월

209시간 기준) 150만원에 육박합니다.

다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시간제 근로자와 임시직,

일용직을 많이 고용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어려움이 되지 않도록 그에 대한 보상

대책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동통신 기본료 1만 1000원 폐지

소비자 불만이 많은 이동통신 기본료(월 1만 1000원)

폐지도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선거 공약입니다.

통신망 설비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이동통신 3사가

더이상 기본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본료를 폐지하면 연간 약 7조 9000억원의 수입 감소로

이어져 기업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통신요금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제외하고는

‘사후 신고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통신사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책정하고 있어 정부가 마냥 밀어붙이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새 정부는 기본료 폐지 외에도 데이터요금 할인

확대와 잔여 데이터의 이월·공유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