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시장에선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커질 전망입니다. 정부가 금융규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로 한 데다 건설사들도 분양시장 열기에

힘입어 대규모 분양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에 나선 만큼

갈아타기나 프리미엄 등을 노린 1주택 이상 청약자들이

조달해야 하는 자체 자금 비중은 높아졌습니다. 이 같은

청약자는 중도금 대출에 의존하던 전략을 바꿔 각자의

자금 부담 능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량 쏟아내는 대형사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9곳은 하반기 전국에서

82개 단지 9만7805가구를 분양합니다. 이 중 대형사는

상반기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70%는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됐습니다. 서울 2만3015가구, 수도권

4만6239가구입니다.

대우건설은 서울·과천·광명 등 청약조정지역에 공급하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7개 단지 6274가구를

분양합니다. 규제로 투기세력이 이탈해도 실수요자가 많아

미분양 우려가 낮다고 평가되는 곳들입니다. 이달 서울

상계뉴타운 첫 아파트 ‘상계센트럴푸르지오’를 시작으로 연말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푸르지오써밋’까지 분양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과천푸르지오써밋은 일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단지입니다.

GS건설은 이달 서울 남가좌동에서 ‘DMC에코자이’를 선보이며

하반기 분양에 들어갑니다. ‘신길센트럴자이’

‘신반포센트럴자이’ 등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잇따라 공급합니다. 분양 예정 물량의 90%인 1만145가구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어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과거 분양시장의 강자들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 분양에 나섭니다. 현대건설도

대림산업과 함께 재건축 사업장인 고덕주공3단지 분양에

들어갑니다. 서울 성수동에선 대림산업의 초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베일을

벗습니다. 서울숲 앞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인테리어와

마감재 변경 등을 이유로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된 바 있습니다.

규제 촉각…공급 축소는 없어

정부 대책에도 분양시장의 열기는 아직까지 식지 않고

있습니다. 김준환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분양소장은

“모델하우스 방문객을 분석해보면 여전히 투자 수요가 절반일

정도로 6·19 대책의 타격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선 만큼 일부 청약 대기자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달 3일 이후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10%포인트 하향 조정돼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대출 규제 강화는 1주택 이상에만

적용됩니다. 무주택자에게는 종전과 같은 대출 기준이

적용됩니다.

건설업계는 오는 8월로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의 예상처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분양시장의

열기가 한층 꺾일 수 있어서입니다. DSR은 연간

총소득에서 모든 대출의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지는 제도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이자의

비율을 제한하는 DTI보다 확장된 개념입니다. 이 같은

금융 규제가 시행되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수요층은 쉽게 청약에 나서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그럼에도 분양시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을 태세입니다. 대형사 관계자는 “일단 추가 규제가

나오더라도 아직까지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공급 규모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형사 가운데 대기 물량이 가장 많은 포스코건설은 전국

2만2729가구 분양을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현대산업개발은 되레 공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연초 계획보다 최대 5000여 가구 늘린 1만5000여 가구로 조정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