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시장에서 '꼬마빌딩'의 몸값이 상한가입니다.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원하는 은퇴자들이 늘어난 데다
예금금리가 여전히 낮아 꼬마빌딩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꼬마빌딩은 20억~50억원 정도의 중소형 규모 건물로,
수익형 부동산의 꽃이라고 할 만합니다. 빌딩 하나에 들어
있는 임차인이 많아 월세가 꽤 나오기 때문입니다.
과거 빌딩은 기업체들이 주로 소유하는 건물이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개인들도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안으면 빌딩주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꼬마빌딩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표준화·규격화된
부동산을 사는 것과는 달라 요모조모 따질 게 많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골목길 사이를 두고 가치가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리품을 팔아 유동인구 흐름, 최근
거래 사례 등을 체크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꼬마빌딩을 투자할 때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입지
경쟁력과 임대수익률입니다. 좋은 입지로는 역세권·
먹자골목·대학가 등이 꼽히는데, 이들 지역은 젊은 층
중심의 유동인구가 많아 불황에도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인기지역일수록 땅값에 거품이 끼기 쉽습니다.
건물값을 제외한 땅값이 공시지가의 2배 이내이어야
안정적입니다. 명목 임대수익률은 서울 강남권에서는 연
4% 이상이면 무난하나 땅값 상승 기대가 낮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연 5% 이상 되는 게 좋습니다.
최근 꼬마빌딩 주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공실 문제입니다.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이면도로에 위치한 곳일수록 임차인
유치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나마 1, 2층은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지만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공실 위험성이
커집니다.
만약 고층 일부를 직접 쓰는 실수요자 겸 투자자라면
공실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층을 임대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층부 공실
대책을 마련한 뒤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또 세입자의 분포 상 오피스보다는 리테일(약국·편의점
등 판매시설)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공실 걱정이
덜합니다. 사무실보다 시설비 투자가 많은데다
권리금으로 쉽게 이전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임차인에게 건물 전체를 세놓은 ‘통임대’의 경우
관리가 편하고 수익률도 높지만 공실 위험은 큽니다.
임차인이 갑자기 사무실을 비울 때 임대료 절벽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여러 임차인에게 세놓은 건물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임대수익은 높을수록 좋지만 주변보다 턱없이 높으면
조작 가능성이 없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따라서 매도자로부터 받은 임대차계약서가 허위일 경우
매매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을 특약사항에 넣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오피스 중심의 꼬마빌딩 일수록 공실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조건은 주차여건입니다. 진입로는 최소 폭 8m, 건물
연면적 50평(165㎡) 당 주차 1대 요건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주차시설은 기계식보다는 운전자 스스로가
차량을 이동시키는 자주식(自走式)이 선호됩니다.
낡은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을 거쳐 임대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합니다. 다만 세입자의 명도문제와
비용이 뒤따릅니다. 리모델링 비용은 건물 연면적 기준
3.3㎡당 200만~250만원으로 신축 비용(400만원
안팎)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리모델링을 할 때 해당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정화조, 건축선, 주차 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개인이 꼬마빌딩을 매입할 때 자금조달 계획을 넉넉하게
짜야합니다. 빌딩을 막상 매입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수리비
등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 내부에
유흥주점이 있으면 해당 면적만큼 취득세 중과라는
복병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주택이 있는 꼬마빌딩은 이른바 ‘방 공제’인
최우선변제금액만큼 담보대출 한도가 확 줄어든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간혹 금융기관의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제한으로 일정기간 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대출가능 금액과 기간을 파악해둬야 뒤탈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경우 꼬마빌딩 투자
로드맵을 짜는 것도 좋습니다. 가령 2~5년 정도 기간을 잡고
아파트나 금융자산을 팔아 자금을 확보한 뒤 물건을 탐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은 빚은
부담입니다. 대출이자를 비용처리하기 위해 대출을 많이
낸다고 하더라도 매입가의 50%를 넘지 않는 게 좋고,
장기적으로는 30% 이내가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