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집계됐습니다. 나쁘다고도, 좋다고도 할 수 없는 수치로

예상했던 수준입니다. 문제는 하반기입니다.

소비 회복세가 더 강해질지,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얼마나 될지에 따라 정부가 기대하는 올해 연 3% 성장률

달성 여부가 결정됩니다.

7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6%(전년 동기 대비

2.7%)를 기록했습니다. 1.1%였던 1분기보다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1,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성장률은 2.8%(전년 동기

대비)입니다.

모처럼 민간소비가 되살아나면서 2분기 성장세를

주도했습니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9% 증가하며

2015년 4분기(1.5%) 이후 6분기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는 줄었지만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소비가 늘었습니다. 통상 준내구재는

경기와 상관없이 소비가 꾸준하지만 내구재 소비는 경기에

따른 변동 폭이 큽니다.

2분기엔 소비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휴대전화 신형 단말기(4월

갤럭시 S8)가 출시됐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빨래건조기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도 많이 팔렸습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이러한 소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8월 말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과

LG전자 V30 단말기의 출시가 예정돼있습니다. 또 상반기보다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늘어나면서 입주자들의 가전 수요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출은 전 분기보다 3% 감소했습니다(물량 기준).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4.3%) 이후 34분기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재화 수출(-2.9%) 중엔 특히 자동차

분야 수출이 부진했습니다. 국산 차의 해외 판매 부진으로

현지 생산이 줄자 자동차 부품 수출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수출(-4.1%)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영향, 글로벌 해운업황의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해석입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수출이 워낙 좋았던

기저효과 때문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재화수출은 1.7% 증가했다”면서 “자본재 중심으로

수입이 늘어나 앞으로 설비투자→생산→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2분기에 0.6%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이달 초 한은이

전망한 연간 2.8% 성장률 달성은 무난할 전망입니다.

정 국장은 “계산 결과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52% 성장률이면

연간 2.8%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2009년 이후 지금까지

분기 성장률이 0.5%에 못 미친 경우는 5차례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 전망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정부는 추경 집행으로

연간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에 도달하려면 3, 4분기에 각각 0.78%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야 합니다.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예상보다 좋은데다,

설비투자도 여전히 증가추세이고 건설투자도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다”며 “추경이 3분기 말부터 집중 투입된다면 올해

3%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이

호황이지만 전반적인 산업의 수출 증가세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예년엔 3분기 추경이 집행되면 연간

0.1~0.2%포인트 성장률 제고효과가 있지만, 올해는 집행

시기가 늦어져서 연간 2.9%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