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초(超)고강도
금융규제를 내놨습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주택
구입용 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예외 없이 40%로 낮추고,
다주택자의 LTV·DTI 한도는 30%까지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투기세력으로 흘러 들어갈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게 금융규제의 핵심입니다.
새로 시행될 금융규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3구 등 11개 구와
세종시에선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차주(借主)당 1건입니다. 가구주가 아닌
배우자, 자녀 등을 통해 추가 대출을 받는 걸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차주가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구 등의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LTV·DTI도 40%로
강화합니다. 지금은 투기지역이더라도 10년 이상 분할상환
대출을 받으면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DTI도 6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의 경우에만 40%를
적용받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무조건 40% 한도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받은 가구 구성원이 추가
주택대출을 받을 때 LTV·DTI를 지금보다 10%포인트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 규제는 수도권을 비롯한 모든
지역에 적용됩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집을 사려는 다주택자는 LTV·DTI 한도가 30%까지
낮아집니다. 경기 광명·동탄, 부산 해운대·연제구 등
청약조정지역 내 집을 사려는 다주택자의 LTV는 현행
60%에서 50%로, DTI는 50%에서 40%로 낮아집니다.
새 LTV·DTI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연봉 6000만원인 직장인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8억원짜리 집을 살 경우(20년
분할상환, 연 3.5% 금리 기준) 대출 가능액은 종전
4억3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LTV·DTI 40% 적용)으로 확
줄어듭니다. 다주택자는 LTV·DTI 30%를 적용받아
2억4000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새 규제는 일반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아파트
집단대출(8월3일 이후 분양사업장)에도 똑같이
적용합니다. 다만 집단대출 중 이주비·중도금 대출에
대해선 LTV 규제만 적용할 뿐 DTI 규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외조항도 뒀습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에 대해 LTV·DTI 규제를 10%포인트
완화해줄 방침입니다. 서울 강남에 집을 사려는
서민·실수요자에게는 40%의 LTV·DTI가 아니라 50%를
적용해준다는 의미입니다. 서민·실수요자 기준은
①무주택 가구주 ②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③주택가격 5억원 이하(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입니다.
치료비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출받을 때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이더라도
LTV·DTI 한도를 50%까지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새 LTV·DTI 규제는 오는 20일께부터 시행됩니다.
금융위원회는 대책 시행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선(先)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출을
자제하도록 창구지도에 나설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