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간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무른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였습니다. 관심은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는가였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여건이 금융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정도로 성숙했다”고 말했습니다. 긴축 신호였습니다.
지난 6월에 이어 다시 깜빡이(통화 긴축 신호)를 켰습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금통위원의 소수 의견도 6년1개월
만에 나왔습니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소수 의견은 시장에서 금리 조정의 신호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소수 의견이 나온 뒤 6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됐습니다.
노무라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7명의 금통위원 중 이 위원은
중도파로 분류됩니다. 매파(통화 긴축)로 분류된 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에 이 위원이 가세하며 금리 인상 주장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금리 인상을 위한 전제조건에도 다가서는 모습입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4월(2.5→2.6%)과
7월(2.6→2.8%)에 이어 세 번째 전망치를 높였습니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와
같습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7월 전망치(1.9%)에서
0.1%포인트 오른 2.0%로 전망했습니다. 한은의 물가 목표
수준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이미 시장은 금리 인상 쪽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보다 0.071%포인트 올라 2.006%로
장을 마쳤습니다.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은 이번달 30일 열리는 마지막 금통위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어서입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12월 12~13일(현지시간) 열립니다.
한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Fed가 12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수준이
역전됩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금의 유출이
우려됩니다. 이런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은이 11월에
금리를 올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핵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예상보다 빠른 인상 시그널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올해 12월 FOMC 결정을 지켜본
뒤 내년 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경기 개선세가 이어질지, 북핵 위기 같은 외부 변수가 생길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총재도 “경제 성장 경로가
기조적인지, 일시적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